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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쏴아아아.
파도가 밀려온다.
한동안은 남해 일대에서 로케가 진행될 예정. 다들 짐을 꾸려 내려왔다.
나도 안수현 건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현장에 붙어 있을 생각이다.
이 정도 시점에서는 해결을 해야 된다. 승부를 낼 때가 다가왔어.
회사 일이 바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는 안형석 이사가 감당할 수 있다.
“우왕… 여러부운. 저 바다에 왔습니당!” 뭐, 그건 그거고. 그 덕에 오랜만에 남해 바다도 구경하게 됐는데.
이런 좋은 풍경을 놓칠 수는 없지.
“바다 보이세요? 파도 소리 들리세요?” 하율튜브 라이브 방송.
주하율은 상큼 발랄한 목소리로 팬들과 소통 중이었다.
오랜만에 해방감을 느꼈는지 팔을 들고 주위를 빙빙 도는데.
┕ 언니 너무 예뽀요. 세이프게임
┕ 등에 날개가 보여요.
┕ 하율 누나 도는 것만 봐도 대유잼.
그것만으로도 팬들 반응이 좋다. 확실히 주하율은 남녀노소 전반적으로 호감이란 말이지.
“앗! 이럴 때가 아닌데요, 헤헤. 저는 오늘 영화 촬영 때문에 남해로 로케를 왔구요. 무한 대기 중에 이 자리에 엄청난 분 한 분을 급 모셨습니다. 그건 바로…….” 주하율은 잠시 뜸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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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지?
┕ 영화 촬영 중이라고 하니까, 감독?
┕ 설마 이병수 아냐?
┕ 에이, 이병수가 하율튜브에 왜 나와.
┕ 하긴 그럴 급이 아니지.
┕ 그럼 그때 슈퍼 총각?
┕ 그 민지범이라던?
┕ 민재범이라니까아.
“아유, 다들 궁금하신가 봐요. 그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영화감독님들이 캐스팅하고 싶은 배우 1순위.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다. 연기력 끝판왕의 대애애애배우! 이병수 선배님 모시겠습니다. 와아아아아.” 주하율의 소개에 이병수는 쑥스러운 얼굴로 카메라 앞에 앉았다.
“아이구 마. 소개가 참 거창하네요. 반갑습니다, 이병숩니다.” 영상에 이병수의 얼굴이 나오자 댓글 창에 난리가 났다.

┕ 대에에에박!!
┕ ㄷㄷ 하율튜브 미친 섭외력!!!
┕ 진짜 이병수 배우님이라고?
┕ 이병수님 잘생기셨어요 ♡ ┕ 병수 님~ 하율튜브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허허, 이렇게 환영해 주실지 몰랐습니다.” 빠르게 올라가는 댓글창에 정신없을 텐데.
그래도 적응하고 읽어 보려고 애쓰는 모양. 댓글 하나의 요청에 따라 손도 흔들어 보였다.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 하율튜브 구독자님들은 병수 선배님을 엄청 좋아하신다구요.” 그러면서 주하율은 침착한 얼굴로 인터뷰를 진행 시켜 나갔다. 특히 영화에 대한 언급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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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이야기가 끝이 나고. 세이프파워볼
주하율은 배시시 웃으며 이병수에게 물었다.
“그럼, 우리나라 최고의 배우. 이병수 선배님이 가장 좋아하는 후배 배우는요?” “그야 당연히 김소….” 김소산이라고 말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병수는 자신을 기대에 찬 얼굴로 바라보는 주하율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외면할 수 없었다.
“하, 하율이지. 주하율이.” “어머머머… 저를 가장 좋아하셨군요. 선배니임. 헤헤. 저도 선배님이 좋아요!” 활짝 미소 짓는 주하율을 보며 이병수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하율이도 그렇고 재범이도 그렇고 나인 회사 식구들이 잘하더라구. 파이팅!” 그의 말에.
┕ 민재범도 연기를 잘하나 봐.
┕ 불운왕이라며?
┕ 루머 아냐?
┕ 이병수 님이 칭찬하는데?
처음에는 민재범과 함께 작품 한다니까 걱정하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병수와 주하율이 편안한 모습을 보이자 다들 안심하는 분위기.
좋아, 좋아.
“아직은 멀었지만, 영화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그럼 안뇽!” 그렇게 너튜브 촬영이 끝이 났다.
“선배님, 하율튜브에 놀러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해 보니까 재밌네.” “헤헤.” 나도 이병수에게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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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이병수 배우님.” “아니, 뭘…. 그런데 그…….” “곧 찾아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음.” 나는 이병수에게도 작전을 위한 밑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운을 좀 띄워 둔 정도?
영향력이 지대한 이 사람이 계획에 들어와 줘야 완벽하게 진행될 테니까.
그는 더 묻지 않고 넓은 등을 보이며 사라져 갔다.
난 주하율 쪽으로 몸을 돌렸다.
“지금 보니 진행도 깔끔한데요? 어디 MC 보라고 해도 잘하겠어요.” “MC는 무슨 MC요. 흐흐.” 주하율은 그냥 웃어넘겼다.
일단 MC는 그렇다 치고.
“하율튜브 구독자 수가 점점 늘죠? 태평이한테 보고 받았는데 광고도 들어왔다면서요.” “네, 그런데 광고사 요청 사항이 있어서요.” 그 요청 사항이란.
“제가 원래 쓰던 물건인 것처럼 하고 추천해 달래요. 광고가 아닌 느낌으로요.” 이거다. 이 요청 사항.
뒷광고.

“하율 씨 생각은 어때요?” 지금은 내돈내산이니, 뒷광고니 하는 용어도 없고. 이것이 잘못이라는 개념 자체가 희미할 때.
“전 찜찜한데요.” 후훗, 역시.
주하율은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어쨌든 저를 믿는 사람들한테 거짓말하는 것 같은데. 이걸 그냥 광고 방식으로 봐야 할지…….” 그녀가 나를 올려다본다.
“대표님은 어떠세요? 대표님이 오케이 하시면 진행하구요.” 그만큼 나를 신뢰한다는 거겠지.
그런데 당신이 찜찜해하는 일을 내가 왜 시키겠어. 파워볼사이트
“절대 하지 말죠.” “네?” “하율 씨 말이 맞아요. 아무리 광고사에서 광고 기법이라고 해도, 구독자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을 거예요. 내가 좋아하던 연예인에게 속았다는 생각이 들겠죠.” “음, 역시 그렇죠?” “너튜브는 소통하는 창구로만 활용하고, 돈은 다른 걸로 법시다.” 내 말에 주하율이 엄지를 치켜들었다.
“대표님 말씀이 맞아요. 찜찜한 건 안 하는 걸로.” 하율 씨, 지금은 찜찜한 정도지만.
몇 년이 지나면 지금 이 선택이 하율 씨 명예를 지켜 줄 겁니다.

* * 그 몇 년 후까지 승승장구해야겠지?
그러려면 이 영화 ‘꾼’을 성공시켜야 할 테고.
또 그걸 위해서는 자꾸 우리 배우에게 달라붙는 뱀을 퇴치해야 하고 말이다.
나는 바쁘게 서울로 향했다.
“제가… 연기 슬럼프가 왔었거든요.” 창살과 강화 유리 벽으로 이중 밀폐되어 있는 접견실. 맞은편에서 푸른 수감복을 입은 남자가 떠듬떠듬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었다.
정대화.
나는 마약 관련 혐의로 수감 중인 정대화를 만나러 왔다.
그는 이 자리를 옛 인연으로 동정심을 품은 기획사 대표의 방문 정도로 이해했다.
“작품도 두 작품 연속으로 말아먹고 하락세였어요.” 정대화 어머니의 말대로다.
그렇게 분위기가 안 좋은 건 아니었는데, 자꾸 하락세라며 힘들어했다고 그랬지.
실제로 그의 전작들을 찾아보았을 때, 말아먹었다고 표현될 정도는 아니었다. 심지어 마지막 작품은 방영 내내 지상파 2위를 고수했으니 평타라고 봐도 무방했다.
“그러던 때에 멘토 형이 조언해 줬어요.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라고.” “안수현 씨 말이죠?” “예?” 그는 흠칫 놀랐지만.


“우리 배우 한 명도 도움을 받은 적이 있어서요. 이야기만 들어도 알겠네요. 안 배우가 참 주변을 잘 돕죠.” “아아……. 저도 수현이 형처럼 모든 면에서 잘하고 싶었어요. 완벽하고 싶었는데…….” 정대화의 눈에서 후회의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안타깝다. 믿고 의지했던 상대가 너무 나빴다.
내 마지막 질문.
“안수현 배우와 요즘은 연락하나요?” 정대화의 대답은 생각한 대로였다.
“아니요.” 그날 저녁.
파일에 정대화와의 대화를 간략하게 정리 중인데.

드르르르르. 전화가 걸려 왔다.
“네, 확인하셨나요?” 흥신소였다.

의뢰하신 부분을 조사해 보니, 그 3명은 연기 학원에서 안수현에게 수업을 들었던 제자라고 합니다.
“아는 사이라는 거죠?” – 네! 수업에 다섯 명밖에 없었고, 뒤풀이도 자주 했다고 하니 잘 알았을 겁니다.
상태 이상으로 골라냈던 3명.
그들 모두 안수현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세이프파워볼
자료는 이걸로 됐다.
송지섭도 만나 볼까 했지만, 그는 안수현과 계속 연락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패스.
이제 다시 남해로 내려간다.

* * 어떻게 다른 동네에 와서도 이렇게 분위기 비슷한 국밥집을 찾아내는 걸까.
옆으로 밀어 여는 문, 낡은 TV에서 흘러나오는 스포츠 중계, 손때 묻은 나무 탁자.
그리고 내 쪽으로 보이는 이병수의 등.
다만 다른 게 있다면, 오늘은 그 등이 왠지 우울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운을 띄워 뒀으니까.
“구 대표님, 여깁니다.” 그의 앞에 앉은 것은 조현근, 김소산이 아니라.
“감독님까지 오시도록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신영택 감독이었다.
그는 꾸벅 고개 숙인 나에게, “영화에 영향을 줄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하니 안 올 수가 있나요.” 라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기다려 봐라…. 어떻게 서론을 꺼낼까.
그런데.
“이 메모 보면 이야기가 빠르것지.” 이병수가 품에서 꾸깃꾸깃해진 종이를 꺼냈다. 평소 폰으로 읽는 걸 귀찮아하는 그를 위해 내가 일부러 종이에 적어 준 메모다.
내용인즉슨.
주하율 사고 기사가 뜨면 안수현의 수하 세 명이 소문을 퍼뜨린다. 내가 그들을 잡아 족칠 때, 안수현이 근처에 있다면 막으러 올 거다.
이런 이야기.
난 이 메모를 주하율 기사가 뜨기 전에 이병수에게 건넸었다.
신영택 감독은 메모를 읽고 나서.
“아니, 이 말은…. 구 대표는 안수현 배우가….” “이상한 사람이라고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깊게요.” “…어째서요?” 나는 송지섭과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그때 안 배우 반응이 이상했거든요.” 물론 살짝 약을 쳐서. 전혀 안 이상했지만 이상했던 걸로.
“뭔가 그 일 자체에 연관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이병수와 신영택, 두 사람에게 침묵이 짙게 드리웠다.
각자 자신들이 봐 왔던 안수현을 떠올려 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도.” 한참의 침묵 후에 이병수가.
“그것만 가지고는.” 이럴 줄 알았다.
그 사건 하나로는 안수현 전체를 설명하기 부족하지.

터억. 난 두 부로 복사한 자료를 탁자 위로 떨궜다.
눈썹을 추켜세워 묻는 두 사람.
긴말할 필요가 없다.
“읽어 보십시오.” 발품을 팔아 모은 자료였다.
끝까지 읽은 두 사람의 눈썹이 이번에는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사람을 쓰시든지, 얼마든지 확인해 보셔도 됩니다. 다 진짜입니다.” 그리고.
난 거기에 한 번 더 쐐기를 박았다.
“사람 마음에 독을 풀어 넣는 뱀 같은 놈입니다.” 안수현의 정체를.
드디어 입 밖으로 꺼냈다.
내 말이 두 사람에게 가닿자, 신 감독은 잠시 관심도 없는 TV 스포츠 중계로 눈길을 돌렸고.
이 배우는 갑자기 혼자 소주를 연신 3잔을 때려 부었다.
의심이 아니라 진실.
간혹은 진실 쪽이 더 받아들이기 힘들 때가 있다. 파워볼실시간
나는 기다렸다.
아까보다 더 긴 침묵이 흐른 후.
이윽고.
“우리 아버지를 위한 영화인데.” 신영택 감독이 먼저 혼잣말을 꺼냈다.
“이 영화에 이런 놈이 들어가 있다니.” 그는 진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뒤를 이어 이병수가.
“이 모든 일이…?” 질문은 하지만 이미 받아들인 눈빛.
그저 확인이 필요할 뿐.
“안수현입니다.” 나는 그 확인을 해 주었다.
“이 썅것이! 또라이 새끼가!” 이병수의 푹 숙인 고개.
안수현을 향한 욕설이 탁자 위로 거칠게 내리꽂혔다.
“배우 후배들이 이런 놈 때문에!” 역시 업계의 형님이다. 후배들을 생각하고 있었다.
두 사람의 분노가 피어오른다.
그리고 난 그 분노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계획을 잡아 왔다.
“제가 아예 날려 버리려고 합니다. 저 좀 도와주시죠.” 이 말에 두 사람의 시선이 내게 집중된다.
“할 수 있것소.” “그래요, 구 대표님. 상대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을 텐데.” 그런 걱정을 할 만하지만.
“제 전문입니다.” 넣어 두시죠.
요즘 들어 이런 일에 도가 트고 있단 말입니다.
“어쩌시려고?” 이병수의 마지막 질문에 내가 답했다.
“트루먼 쇼라는 영화 아시죠?” 트루먼 쇼.
이게 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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