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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13
다음 날.
아침 식사를 마치고 효진이를 학교에 보내고 가볍게 청소를 한 다음 바로 월오룰에 접속했다.
[Welcome to the World of Ruler] 언제나 그렇듯 접속한 나를 반겨 주는 문구와 함께 초라하기 그지없는 내 캐릭터가 나를 반겨 주었다.
“지금이야 이렇게 초라하지만, 나중에 접속 종료할 때는 확실히 달라질걸.” 아마 내 예상에 오늘이면 전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 전직 퀘스트를 받아 낼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헬스장을 다녀오고 난 다음에 바로 전직 퀘를 진행하는 것으로 오늘 일정을 마무리할 생각이다.
그러니 지금부터 노력해야겠지. 세이프게임
초라한 내 캐릭터를 눌러 게임에 접속했다.
검게 물들었던 시야가 다시 밝아왔고, 여전히 나는 초보자 수련장에 나타났다.
“그럼 시작해 볼까?” 나는 주변에 목검 중에 내구도가 괜찮은 것을 들어 다시 목각 허수아비를 향해 휘둘렀다.
딱!
묵직하게 울리는 소리와 함께 나는 즐거운 기분으로 목검을 휘둘렀다.
얼마나 많은 스텟이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일단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하물며 이렇게 스텟을 올리는 와중에 알아서 척척 진행되고 있을 레전더리 직업인 서머너 킹을 얻을 수 있는 히든 장치도 진행 중이지 않는가?


1석 2조의 효과.
달달하다.
한 시간이 흘러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한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수련을 했습니다.] -근력 스텟이 +1 추가됩니다.
이제 근력 3 체력 3.
총 여섯 개의 스텟을 얻었다.
그렇게 또 시간이 흐르고 흘렀다.
오늘 접속한 지 다섯 시간이 흘렀고, 열 번째 스텟이 올랐다는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한 시간 동안 제대로 된 수련을 했습니다.] -체력 스텟이 +1 추가됩니다.
이로써 열 개의 추가 스텟을 얻었다.
그와 동시에 연이어 올라오는 시스템 창이었다.
[플레이어 최초로 초보자 수련장을 졸업합니다.] -최초 발견입니다.
-업적 ‘초보자 수련장 1호 졸업생’을 얻었습니다.
-모든 능력치가 +10 추가됩니다.

“예상대로! 개꿀.” 크…….
시스템 창을 봐라.
이거 뭐 얼마나 퍼주는지 이쯤이면 남는 게 뭐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참으로 경이롭다.
내가 이곳에서 얻은 스텟이 총 몇 개인가.
업적 두 개로 인해 올스텟 오픈홀덤 20에 근력 스텟 5개와 체력 스텟 5개다.
도합 110개의 스텟.
레벨로 치면 22레벨.


이미 스타트부터 사기 치고 있다.
“상태창.” 이름: 시저 직업: 없음 업적: 초보자 수련장 1호 졸업생 외1 레벨: Lv1 스텟: 근력6(+20) 민첩1(+20) 체력6(+20) 지식1(+20) 지혜1(+20) Hp: 2600 Mp: 2100 확실하게 증명해 주는 내 상태창을 보니 참으로 뿌듯하다.
노력하고 고생한 보람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리고 시간상으로 따지면 내가 촌장에게 퀘스트를 받고 진행하지 않은 지 대충 13시간이 흐른 시점이다.
거기에 접속 종료하고도 흐른 시간을 생각하면 대략 25시간은 흘렀다는 소리.
그렇다면 이제 곧 타이밍이다.
부스럭, 부스럭.
놀랍게도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나는 몸을 돌려 그곳을 바라보았다.
“허허…… 참으로 독해…….” 그곳에는 촌장이 놀랍다 못해 경악한 얼굴, 그리고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치며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좋은 보상을 주겠다고 말했는데도 늙은이의 부탁을 거절한 것은 자네가 최초일세.” 촌장의 말과 함께 시스템창이 울렸다.
[히든 퀘스트의 실마리를 발견했습니다.] 단 한 줄의 문구.
왔다!
저 한 줄의 문구를 내가 얼마나 애타게 기다렸던가?
이게 바로 서머너 킹이라는 레전더리 직업을 얻기 위한 시작임을 말이다.
“거기에 이곳 수련장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그것을 사용할 줄이야.” 나는 흠칫하고 놀랐다.
방금까지 나를 향해 경악한 얼굴이자 허탈한 한숨을 쉬고 있던 촌장의 얼굴이 아니라, 매섭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거기에 몸에서 은연하게 뿜어져 나오는 기세는 이곳 마을의 힘없는 촌장이 아니라 마치 은퇴한 노기사를 떠올리는 듯했다.
당장 허리춤에 칼이라도 있었다면 그 기세는 아마 하늘을 찌를 듯해 보였다.
“크윽…….” 뭐야 이게.

나는 혼란스러웠다.
회귀 전 서머너 킹의 직업을 가진 박진성의 이야기 속 내용 중에 이런 상황은 없었다.
갑자기 촌장이 이토록 지독한 기세를 뿜어낸다는 말은 말이다.
그저 레전더리 직업을 얻을 수 있는 NPC를 향해 로투스바카라 가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근데 이런 상황이라?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이대로 있다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뿜어져 오는 기세를 보면 말이다.
어떻게든 저항하기 위해 나는 목검을 쥐고 있는 오른손에 힘을 주었다.
“후욱!” 크게 숨을 들이쉬고는 목검을 고쳐 잡아 촌장을 향했다.
그리곤 언제든 휘두를 수 있게 자세를 취했다.
“후우…….” 확실히 목검을 쥐고 자세를 잡으니 촌장의 기세에 저항할 수 있었다.
지금 내가 취하고 있는 자세는 검은 손 길드에서 나라는 존재를 만들어 준 기본자세다.
무려 10년간 취했던 자세이며 언제나 적을 공략하기에 앞서 취한 자세기도 하다.
“오호…….” 그런 내 모습에 촌장이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았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을 듯한 기세를 뿜어냈다.
일촉즉발의 상황.
긴장되는 순간이라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꿀꺽하고 침이 넘어가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내 몸의 감각들이 선명했다.
“좋아. 자네라면 해낼 수 있겠지.” 그 말과 함께 순식간에 기세를 거둬들이는 촌장이었다.
“응?” 워낙 순식간의 일이나 나도 모르게 의아하다는 듯 의문이 튀어나왔다.
방금까지 긴장감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차분한 얼굴로 변하더니 나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저기 이정표의 반대 방향으로 가게. 그곳에 가면 ‘제이스’란 사람이 있네. 그곳으로 가게.” 촌장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퀘스트가 변경되었습니다.] [제이스가 있는 곳으로 향해라] 난이도: 쉬움 제한: 촌장의 자격을 얻은 자.
내용: NPC 제이스가 있는 곳으로 향해라.

됐다.
이거다.
이게 내가 바라고 기다리고 있던 그 퀘스트다.
속으로 기뻐했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을 안 했다.
이유는 하나다. EOS파워볼
내가 알던 내용과 조금 달랐기 때문에 긴장을 놓지 않고 기다리는 것이다.
“혹여!” 역시이게 끝이 아니라는 듯 촌장의 말이 이어졌다.
나는 조용히 그 목소리에 집중했다.
“이번에도 버티려고 하지 말게나.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을 거로 생각하네.” 나를 향해 또 한 번 아주 짧게 그리고 강력하게 아까와 같은 강한 기세를 뿜어내었다.
만약 말을 듣지 않는다면 무력으로라도 제압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이다.
“알겠습니다. 이번에는 꼭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믿고 있겠네.” 그 말과 함께 뒤를 돌아 집으로 향하는 촌장이었다.
촌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서야 나는 겨우 긴장을 풀 수 있었다.
“와…… 장난 아이네.” 진짜 진심 개 쫄았다.
그만큼 촌장의 기세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하도 긴장해서 그런가? 몸이 뻐근하다는 게 느껴졌다.
나는 몸을 슬쩍 풀어 주려 손을 뻗으려다가 화들짝 놀랐다.
아직까지 손에 힘을 가득 주고 목검을 쥐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와.
이 정도로 내가 긴장했다고? 이렇게 손이 굳을 정도로 말이야? 어이가 없네.
억지로 손가락을 펼쳐 목검을 바닥에 떨어뜨리고는 한 발 한 발 차분하게 움직였다.
방향은 눈앞에 화살표로 표기되어 있다.
그곳으로 향하면 된다.
“그럼 가 볼까?” 나는 그곳으로 향해 움직였다.
후…….
레전더리 퀘스트 하나 얻기 X나 힘드네.

  • * * 화살표를 따라 움직였다. 놀랍게도 화살표는 한센 마을을 벗어나는 길이었다.
    정확하게는 유저들이 퀘스트 진행을 위해 나가는 문이 있는 방향이 아닌 반대 방향이었다.
    유저는 물론이고, NPC조차 보이지 않는 길을 화살표의 안내에 따라 걸었다.
    “아니, 애초에 이런 길이 있었던가?” 내가 기억하는 한센 마을에는 이런 길이 없었던 거로 기억한다.
    하물며 월오룰에 빠져 있는 수많은 유저들 중 하나라도 이 길을 걸었다면 커뮤니티에 올리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럼에도 한센 마을에서 이러한 길이 있다는 엔트리파워볼 글이나 소식을 듣지 못한 걸 보면 한 가지뿐이었다.
    시스템적으로 막혀 있는 길이란 소리.
    아마 퀘스트를 진행하지 않고서는 지나갈 수 없는 길인 듯하다.
    “그나저나 그때 놈이 퀘스트에 대한 이야기한 걸 떠올려 볼까?” 당시 놈은 죽어가고 있는 내 시체 위에 발을 올려 두고 지껄였다.
    촌장에게서 퀘스트를 받고 버티면 자동으로 퀘스트가 갱신되고 레전더리 직업을 얻을 수 있는 NPC가 있는 곳으로 간다고 했다.
    그곳에 도착하면 NPC가 있는데 몇 가지 질문을 했다고 한다.
    “분명 처음에는 흥미롭다는 얼굴이었다가 질문을 하면서 점차 일그러졌다고 했지.” 당시 박진성은 그때의 일을 회상하며 말해 주었는데, 그때 받았던 몇 가지 질문에 대해서 말해 주었다.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떻게 했는지 설명해 주었는데, 당시 기억하는 바로는 박진성의 대답은 정답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오답도 아니다.
    아니 사실 구분하기가 어려운 것이 질문 자체가 잘 떠오르지 않았기에 에메하게 말했던 탓도 있다.
    그래도 대충이나마 기억하니 도움은 될 것이다.
    “쩝, 뭐가 되었든 할 생각이지만…… 기왕이면 쉬워야 할 텐데…….” 기왕 하는 거 쉬우면 더 좋지 않은가?
    아무래도 계속 꿀을 빨아 와서 그런지 모르겠다만 더 꿀을 빨고 싶어졌다.
    이건 나만의 생각은 아닐 거다.
    열의 열 중 누구라도 나와 같은 상황이면 계속해서 꿀을 빨고 싶을 거다.
    그게 인간이니까. 아무튼 목책 너머의 숲속으로 들어온 지 10분 정도 흐른 것 같다.
    무작정 걸어가는 이 길의 끝이 짐작 가지 않을 정도로 이어질 것 파워볼게임 같던 것도 잠시 드디어 화살표의 방향이 꺾였다.
    그리고 그곳엔 숲속 한가운데 있는 자그마한 오두막이었다.
    “와…….”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오두막은 이 숲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오두막을 타고 자란 담쟁이덩굴과 주변에 자라 있는 나무는 오두막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처럼 보였다.
    거기에 산새의 지저귐과 작은 동물들이 주변을 뛰어다니고 있을 정도로 평화로웠다.
    오두막 앞에 흐르고 있는 작은 시냇물에 고개를 박고 물을 마시는 동물까지 있을 정도다.
    대자연 한가운데 들어온 기분.
    뭔가. 마음이 평화롭고 따스해졌다.
    “누군가?” 적막을 깨트리는 목소리에 나는 그곳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
    [NPC 제이스] 머리 위에 떠 있는 글씨를 읽는 순간 바로 시스템 창이 떠올랐다.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퀘스트 완료를 알림과 동시에 눈앞의 NPC가 다시 나를 향해 되물었다.
    “누구기에 이곳을 찾아왔는가?” 그 말에 나는 차분하게 대답하며 제이스라는 NPC를 살펴보았다.
    “촌장님이 보내서 왔습니다.” 제이스란 NPC는 평범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다.
    복장이 특이하다면 좀 특이했는데, 뭐라 할까. 자연인에 가깝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 것 같다.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과 산발하고 있는 머리, 거기에 입고 있는 옷은 전부 짐승의 털로 만들어진 옷이었다.
    좋은 말로 자연인이지 막말로 치면 거의 원시인 같은 모습이다.
    아무튼 그런 제이스가 나를 향해 흥미롭다는 듯 손으로 턱을 긁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촌장님이 보내서 왔다라…… 나름 실력이 있는 모양이야.” 위아래로 나를 훑어보는 시선과 동시에 나를 향해 툭하고 던지듯이 말했다.
    “자네, 교감이란 걸 해 봤나?” “네?” 뭐야.
    미친 박진성 놈.
    교미가 아니라 교감이잖아?!
    시작부터 질문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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